ep. 2  빛이 만연한 전시 공간, 포르마 판타즈마 Formafantasma 






최근 들어서, 디자인 트렌드는 무서울 정도로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마치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최근 새로운 디자인의 유효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는데요. 

최근 몇 년간 한국과 유럽을 왔다갔다하며 관람했던 기획전시들의 경향을 살펴보면, 평면도 입체도 아닌 ' 빛 ' 을 주제로 한 전시들이 상당히 많아졌다는게 실감이 납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단순한 설치작업을 넘어서서 최근에는 밀라노도 중앙역이나 주요 건물 외벽에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영상작품인 ' 미디어 파사드 ' 작업이 자주 보이는데,
 밀라노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자주 보이는 추세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밀라노 디자인위크에서도 이렇게 빛이 주제가 되는 전시 및 작품을 몇 번 볼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많이 남고 주목할 만한 전시가 있었습니다. 
바로 Formafantasma duo ( 포르마 판타스마 ) 라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기점을 두고 활동중인 두 명의 이탈리안 디자이너 듀오의 전시였습니다.

그들은 ' Foundation ' 이라는 주제로 이번 디자인위크에 참여했으며, 빛 반사, 그림자, 색채, 공간의 속성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서 거울 및 기타 광학 기기들을 이용한 설치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이들의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적인 디자인에 기초하여 계속 새로운 형태로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수 많은 실험 및 연구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것들에 새로운 시각을 투영하여 또 다른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번 밀라노 디자인위크에서 수많은 연구와 노력의 흔적이 엿보이는 라이트 아트 전시를 많이 볼 수 있어서 여러모로 영광이었고, 특히 인상깊었던 포르마 판타스마의 전시를 이번 포스팅을 통해 소개해 드릴 생각입니다.












전체적인 전시장의 분위기는 굉장히 세련되고 실험적인 요소가 돋보였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광학기기를 사용하여 최대한 극적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작가가 많이 연구했다는 것이 작품을 통해 느껴졌습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이 작가들의 전시를 지속적으로 계속 보고 싶습니다. 












2018. 03. 17 


밀라노 패션스쿨 모다 부르고 ( Moda brugo ) 주최 란제리 패션쇼 





 


평소 친하게 지내는 같은 학교의 중국인 친구가 있다. 전담교수가 같기도 하고 1학년 때 수업을 들으면서 친해졌는데, 친구가 한국문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보니 더 빨리 친해진 것 같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집에 놀러와서 함께 저녁을 먹거나 시간을 보내곤 한다.

이 날도 어김없이 일이 있어서 잠깐 우리집에 들러 함께 저녁을 먹은 후, 쉬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친구가 제안을 하는 것이다.




' 수, 란제리 패션쇼 보러 오지 않을래? 금요일에 두오모 근처 호텔에서 졸업 패션쇼가 있어 '




이 친구는 학교를 두 군데 다닌다. 우리 학교가 워낙 대체적으로 수업이 널널한 편이고, 개인 시간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라 평소 남성복 제작에 관심이 많던 친구는 작년부터 밀라노 패션스쿨 모다 부르고라는 학교에 주 2,3회 정도 나가서 수업을 듣는다. 가끔 이 친구가 제작한 옷을 직접 꺼내서 나에게 보여주기도 하는데 여러모로 참 대단한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제안을 받은 나는 순간 살짝 망설여졌다. 평소에 사람이 많은 곳이나 파티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침 쇼를 하는 날이 금요일이기도 했고 간만에 저녁에 나가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흔쾌히 가겠다고 했다.









저녁 7시에 두오모에 도착해서 호텔까지는 5분도 채 안걸릴정도로 굉장히 가까운 거리였다. 안내를 받고 호텔 내부로 들어가니 이미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고, 우리는 빈 테이블에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앉으니 곧 웨이터가 와서 음료 주문을 받았다.

마침 쇼 전에 아페리티보 ( 이탈리아의 식전주 문화 - 보통 주류 1잔과 작은 뷔페를 즐길 수 있다.  ) 시간이기도 해서 우리는 일단 먼저 물부터 주문한 후 뷔페쪽으로 가서 각자 먹을 음식을 간단히 담아왔다.





음식은 이탈리측에서 준비를 하는 것 같아 보였는데, 그래서일까 음식 맛이 대체적으로 담백하고 깔끔한것이 정말 좋았다. 천천히 음식을 즐기면서 내부를 둘러보니 다들 패션쇼에 대한 이야기, 각자 사는 이야기를 하느라 한창 떠들썩했다.







아페리티보를 하며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보니, 시간은 금방 지나가고 한 8시 반쯤 되서야 쇼는 시작했다. 

내가 있던 자리가 모델과 정면으로 바라보는 자리라서 모델들을 바로 코 앞에서 볼 수 있었다. 모델이 5명 정도밖에 없어서 그런지 상당히 회전율이 느리다는게 느껴졌다. 예전에 피렌체 피티 우오모에서 패션쇼 백스테이지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모델들이 뒤에서 바쁘게 옷을 갈아입느라 얼마나 고군분투 하고 있을지 안봐도 눈앞에 보이는 느낌이라 왠지 짠하게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쇼 분위기 그리고 란제리들은 하나같이 정말 아름다웠다. 단순히 란제리 즉 속옷이 아닌 그 이상으로 하나하나 정성들여서 만들어진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패션쇼를 보니 정말 즐거웠고, 란제리 쇼는 이번에 처음 봤는데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다.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종종 보러 오고 싶을정도로. 

 













 









ep. 1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시작 - Brera Design District 





오래 보존된 문화 및 예술의 본 고장 ‘ 이탈리아 ‘ 그 중에서도 패션과 디자인의 중심지로 불리는 도시 밀라노(Milano) 에서는 매년 4월 중,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 박람회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o Design Week)가 열립니다총 6일간 진행되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동안에는 밀라노 도시 전체가 축제분위기로 들썩이는데, 밀라노 도시 전체 곳곳에 위치한 다양한 브랜드 매장들이 모두 쇼룸으로 바뀌고 다들 기획 전시를 준비하며 세계 각국의 여행객들 및 관람객들과 함께 소통하며, 매년마다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를 제시합니다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 및 행사도 함께 진행되며 이 시기에 밀라노를 방문하는 방문객만 40만명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해요밀라노 시내 중심의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분야의 외장전시. 이 전시를  ‘푸오리 살로네(Fuori Salone)’ 라 하는데,  주요 전시구역으로는 Via tortona ( 토르토나 ), Brera Design District ( 브레라 디자인 디스트릭트 ), Ventura Lambrate ( 람브라떼 ) 가 있습니다. 이번에, 수 많은 전시들 중 올해 특히 깊은 인상을 준 ‘ 푸오리 살로네 ‘ 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 및 환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고, 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밀라노 디자인위크를 많이 접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 첫번째 브레라 디자인 디스트릭트 구역의 위치한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이기도 한 브레라 국립미술원 및 근처 갤러리의 전시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브레라 디스트릭트 쪽은 원래 밀라노의 중심부에 있는 거리이자, 피나코테카 브레라 ( 브레라 박물관 ) 이 있어서 더욱 더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한 곳이라 항상 인파가 끊이질 않는데, 이번 디자인위크 때는 더욱 더 많은 전세계의 관람객들이 모여서 엄청나게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Brera Design District 거리로 들어서면, 이렇게 눈에 확 띄는 붉은 색의 판넬이 가게들 앞에 여기저기 세워져있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판넬의 의미가 바로 디자인위크에 참여하는 가게이자 하나의 전시장라는 것을 알 게 할 수 있는 표시라고 볼 수 있는데 이 판넬외에도 따로 디자인위크를 위한 어플이 하나 있습니다. 어플스토어에 들어가셔서 ' fuorisalone ' 라고 검색하시면 뜨는 어플이 있습니다. 이 어플은 본인이 현재 있는 위치를 기준으로 갈 수 있는 전시장 및 스토어를 아주 자세하게 분류별로 보여주는 어플인데, 정말 디자인 위크를 제대로 즐기고 싶으신 분들께 강력 추천드리고 싶은 어플입니다. 





2017년 디자인위크에서는 특히 요즘 트렌드의 전통적이라기 보단 세련되고 심플한 공예류의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전 부터 디자인위크에서 도예유리 제품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 2017년 디자인박람회에서는 그 수가 훨씬 많아졌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도자공예 및 유리제품을 보는것을 아주 좋아해서 예술적으로도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브레라 디자인거리와 람브라테라는 또 다른 푸오리 살로네 구역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위크 기간에는, 브레라 국립미술원 안뜰에는 각각 다양한 설치 작품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기간동안은 학교 자체가 하나의 전시장이 되서, 수업들으러 가기 전에 학교 내에서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좀처럼 국내에서는 접해 본적 없는 풍경이라 처음엔 낯설었지만 유럽에서 공부하는 동안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눈에 담으려 여기저기 많이 다녔습니다. 매년 디자인위크 기간에 학교 내 박물관이 있는 2층과 수업을 위한 강의실이 있는 1층과는 서로 다른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학교 뒤쪽에 있는 식물원 ( orto botanico ) 에서 또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느니 이 기간에 프레라 디자인 디스트릭트 구역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브레라 국립미술원을 한번 쯤은 오시길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토르토나 구역과 람브라테 구역을 중점적으로 보고 브레라 디자인 구역은 사실 학교쪽이기도 해서 그 동안 집중적으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보자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학교 주변 스토어부터, 전시장까지 빼곡히 둘러보았는데 제 결론은 브레라 디자인 거리도 괜찮은 전시들이 많았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디자인 위크는 일주일도 안되는 6일의 시간동안 많은 것을 봐야하기때문에, 시간이 많이 없으시다면 저처럼 하루를 꼬박 투자해서 둘러보시기는 힘드시겠지만,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둘러보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유럽여행, 밀라노 카페 ]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녹차가 그리울 때 찾는 카페, MACHA Café





평소에 녹차 덕후라고 불릴정도로 녹차와 관련된 음료나 디저트는 전부 좋아하는 제게 그동안 밀라노에서 살면서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바로 녹차 음료를 전문적으로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탈리아는 차보다는 아무래도 커피 문화가 훨씬 발달되 있기 때문에 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카페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집에서 멀지않은 거리에 다양한 녹차 음료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전문카페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후, 엄청난 기대를 안고 카페로 향했습니다.






카페로 들어서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아담한 공간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일부러 손님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서 갔는데도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계속 들어오는 것을 보아하니 밀라노 내에서도 꽤 유명한 카페 같았습니다. 일반 녹차부터 녹차 라떼, 스무디, 카푸치노 등등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녹차 음료들을 주문할 수 있었고 디저트 메뉴도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굉장히 다양하게 구비가 되어있었습니다. 안쪽에 자리를 잡은 후, 카운터로 직접 주문을 하러 갔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먹고 싶었던 녹차 라떼, 그리고 그냥 따뜻한 녹차 한 잔과 녹차 치즈 케이크도 함께 주문을 했습니다. 








카페는 마치 일본에서 공수해온 듯한 다양한 소품들로 여기저기 장식이 되어있었는데, 소품 하나하나가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구경했습니다. 찻잔이라던지 카페에서 직접 제작한 듯한 에코백 등등 작지만 볼거리가 꽤 많았습니다. 저는 늦은 오후에 카페를 가서 식사시간이 아니라 디저트류만 주문을 했지만, 이 카페는 브런치 메뉴도 따로 있고 심지어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메뉴도 있습니다. 제가 본 메뉴는 녹차 팬케이크, 아보카도 토스트, 그리고 연어 샐러드 덮밥 등등 대체적으로 건강한 그린 푸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 카운터에 직원분이 제 이름을 불렀고 저는 직접 가서 제가 주문한 메뉴들을 받아서 자리로 왔습니다. 한 눈에 봐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케이크와 음료를 보는 순간 어찌나 반갑던지 순간 한국의 어느 카페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한참 사진을 찍다가 그제서야 녹차 라떼를 한 모금 마셔보고 나서는 이내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서 마셨던 녹차 라떼는 대체적으로 맛이 단 편이었는데 이 카페의 녹차 라떼는 단맛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녹차 고유의 향이 진하게 느껴져서 저는 생각보다는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가 감탄했던 건 바로 이 녹차 치즈 케이크였는데, 푸딩을 연상시키는 말랑말랑한 식감이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일반 치즈케이크에 비해서 젤라틴을 많이 사용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기대 이상의 맛을 보여준 마차 카페, 앞으로 녹차 디저트가 생각날때마다 이곳을 들르게 될 것 같습니다. 











MACHA Café






주소 : Viale Francesco crispi, 15, 20121 Milano MI, ITALIA


영업시간 :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유학생활을 한다는 것, 내가 이탈리아로 미술유학을 오게 된 계기 그리고 현실









먼저, 이 글을 쓰기 전 사실 많은 고민을 했었다.


내가 다른 이탈리아에서 유학생활 하시는 분들께 혹여나 피해가 되는 포스팅을 하지않을까 싶어서 조바심이 나기도 했고, 이탈리아로 유학을 결심하고 계시는 분들께 혹여나 잘못된 정보를 드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에 조금 두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 블로그는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인 만큼, 유학을 오게 된 이유 그리고 내가 몇 년동안 이탈리아라는 국가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그리고 느껴왔던 점들에 대해서 최대한 과장없이 솔직하게 그대로 써보려고 한다. 







왜 영어권 국가나 좀 더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국가가 아닌 이탈리아로의 유학을 선택했나?







사실 한국에서 다니던 대학교를 휴학하고, 혼자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결심하고 떠날 준비를 시작했을때 다들 가장 궁금해했었던건 왜 하필이면 이탈리아로의 유학을 결심하게 됬냐는 것이다.  나는 그 당시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던 학생이었고, 그래서 더더욱 주변에서는 이탈리아로의 미술유학을 다들 이해하지 못했었다. 보통 한국에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는 경우는 패션이나 혹은 음악쪽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이탈리아로의 미술유학을 더더욱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게다가 이탈리아어는 사실 영어나 스페인어처럼 다국가에서 쓸수있는 언어도 아니고, 오직 이탈리아에서만 쓸 수 있다. 그래서, 배워도 이탈리아를 벗어나면 사실 쓸 일이 거의 없는 언어이기도 하다. 그런데 내가 이런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로의 유학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2012년 유럽으로의 배낭여행을 다녀 온 이후부터였다. 그 당시 3주간 계획한 유럽여행에서, 나의 여행 일정에 1순위는 바로 각 나라 및 도시의 미술관 관람이었다. 남들이 다들 간다는 관광지를 갈 시간에 미술관, 갤러리들을 보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던 것 같다.


그 중,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하루 반나절 정도 짧게 여행을 할 때, 유럽 여행을 다니며 알게 된 함께 다녔던 한국인 친구의 소개로 이탈리안 친구들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그 친구들은 나에게 밀라노에 있는 미술대학을 보고싶다는 요청에 그 자리에서 바로 브레라 국립미술원 쪽으로 안내를 해 주었고, 그 뿐만 아니라 밀라노 두오모 바로 옆에 위치한 novecento 뮤지엄의 티켓도 직접 본인들이 나서서 다 끊어주었다.


나는 그 당시 그 친구들의 친절에 대단히 큰 감동을 받았고, 또한 미술관을 관람하며 이 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과거문화유산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있고, 그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직접 접하고 난 후, 대단히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탈리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 아직도 이탈리아의 건축, 미술, 조각, 음악, 패션 등등 문화예술분야는 전 세계에서 각 분야의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 흥미로운 사실은 국가 자체에서 국가의 문화유산 보호의무를 헌법으로 명시한 나라이기도 하다. 


여러 모로 이탈리아에 대해 알게된 후, 순간 굉장히 궁금해졌다. 이렇게 대단한 예술가들을 탄생시킨 이탈리아라는 나라의 교육 시스템은 어떨까? 내가 그동안 받아왔던 한국에서의 교육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순간 유럽 문화권에 있는 이탈리아에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여행에서 돌아오고 난 후, 대학교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최선을 다해서 공부를 이어나갔지만 점점 더 해외로 나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열망은 강해졌고 결국 나는 2학년을 마친 후, 학교에 휴학계를 내고 본격적으로 이탈리아로의 유학 준비를 시작했다. 나는 원래 디자인을 공부했지만, 그건 단순히 한국에서의 취업을 위해서 시작했던 공부였다. 그래서 나는 과감하게 그동안 공부하고 싶었던 순수예술분야로 전공을 정하고, 그 뒤로 학교를 몇 군데 알아보았다. 이탈리아는 미국이나 영국과는 달리 입학비자를 받기위해서 단 하나의 학교에만 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게 치명적인 것이 뭐냐면, 만약 합격을 하지 못한다면 그냥 그대로 끝인것이다. 말 그대로 다음 해의 시험을 기약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더 위험성이 컸고, 나는 준비 할 당시 20대 중반을 향한 나이였던지라 더욱 더 주변에서의 걱정은 커져만 갔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 부모님께서는 내가 하고자 하는것을 이때까지 최대한 지지해주시려 하시는 분들이었고, 이번에도 별 걱정없이 준비해보라고 말씀해주셨다.



문제는 지원하는 학교를 하나로 정해야 된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 유학원 선생님의 조언으로 사립 미술대학의 회화 전공으로 이미 지원서 및 포트폴리오까지 제출을 한 상태였고, 인터뷰만 하면 거의 합격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였기 때문에 사실상 불합격을 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당연히 유학원 측이나, 부모님 또한 빚을 내서라도 학비를 지원해주시겠다고 사립으로 생각을 해보라고 하셨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어찌보면 정말 큰 모험이었지만 나는 이탈리아 유학을 결심했을 때부터 밀라노 국립 미술대학에 지원을 하고싶었고 그 생각은 그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국립대학 입시는 타 사립대학에 비해서 정보도 거의 없었고, 시험에 대한 정보 또한 많이 없었기에 불안감이 컸지만, 그래도 기왕 처음에 유학을 가기로 결심하게 된 학교로 마음을 굳히고 결국엔 국립대학 입학시험 비자를 받았다.


그 뒤로 밀라노에 도착해서 한 달여간 정도 입학시험 준비를 했고, 시험을 치른 후 결과는 감사하게도 합격이었다.







 




이탈리아 미술 유학생활 ( 밀라노 브레라 국립 미술원 ) 은 장점도 많은 만큼, 단점도 많다는 것을 알아두셨으면 한다. 










1학년 때, 처음에 학교수업을 들어갔을 때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이미 해봐서 체계적이고 최첨단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이런 고전적인 국립 미술원의 구시대적인 시스템 및 교육방식에 익숙해지기 위해 꽤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끼리 하는 이야기가 있다. 


‘ 브레라 국립 미술원에서 공부를 하는 것은 마치 박물관에서 공부하는 듯한 느낌이다. ‘ 

그런데 나는 이 말이 정말 딱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 


브레라 국립미술원에 만약 디자인 계열 뿐만아니라 순수미술쪽으로도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심도있게 공부하러 오실 생각이 있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나는 우리학교에 오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지 않다. 


우리학교는 일단 굉장히 대체적으로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이 대다수이다. 물론 이렇게 자유롭게 진행이 된다는 건 장점도 많지만, 그만큼 단점도 많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다. 일단, 먼저 우리는 대부분의 수업들이 과제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 말인 즉슨 개개인의 시간이 아주 많고, 능동적으로 개인 작업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시스템이지만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수업을 들으며 스킬을 늘리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최악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거기다가 주3일 수업 중 주3일이라고 해도, 사실 주3일 수업을 하는 교수는 소수이고 하루 혹은 이틀만 나오면 되는 수업이 허다하다. 나는 거기다가 교수 개인사정으로 휴강을 한 달씩 하는 경우도 봤다. 


사실 주변을 봤을 때 우리 학교 학생들 중 도중에 그만두는 학생들도 상당한 편이다. 물론 유학생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인 학생들도 포함해서 말이다.  이런 글을 쓰는것이 부끄럽지만 나 또한 1년 정도 다닌 후에 심각하게 학교를 옮길까 엄청나게 많은 고민을 했었다. 각자 그만두는 이유는 수없이 많지만 그중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이곳에서 배우는 게 없는것 같다라는 의견이었다. 나도 그 의견에는 동의한다. 나도 다니면서 그 동안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나의 개성이 담긴 개인 포트폴리오 만이 남았을 뿐, 수업을 들으면서 딱히 취업이나 사회로 나갔을때 쓸 수 있는 스킬을 배우는 부분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계속 다닐 수 있었던 건, 나는 이탈리아란 나라를 중점으로 유럽 문화권에서 다양한 문물을 접하고, 보고, 느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나만의 색깔을 살린 작품을 하고 싶어서 유학을 결심했기 때문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이지 내가 만약 학교를 다니면서 대단한 무언가를 얻으려고 했다면 나는 지금쯤 이 자리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중 아이러니 한 것은, 우리학교 교수들 중 대다수가 디자인 구성이 뛰어난 브로슈어나 작업물을 보면 상당히 좋아한다는 것. 나는 디자인과 출신이기 때문에 가끔 시험 때 제출하는 브로슈어도 레이아웃부터 해서 글씨체까지 하나하나 엄청나게 공을 들여서 제출했는데, 의외로 시험 점수에 꽤 많은 혜택을 받았다. ( 우리는 각 수업별로 시험때마다 그동안 했던 작업물의 아이디어 스케치 및 진행 과정과 결과를 담은 브로슈어 책자를 제출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 그래서 디자인을 하다가 순수예술계열 전공으로 오시는 분들은 의외(?)의 혜택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교수들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그리 친절하지 않다.어떤 수업은 아예 이탈리아인 수준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수업에서 학생들을 내쫒기도 한다. 물론 이런 경우는 극소수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학교 자체의 분위기가 외국인 학생들에게 그리 친절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점에 있어서 어느정도 각오를 하시고 오셨으면 한다.나도 그동안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이 곳에 다 적기에는 너무 많기 때문에 일단 이정도로만 이야기를 해두고 싶다. 


오늘은 이탈리아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 및 간단하게나마 유학생활의 현실을 알려드리려고 포스팅을 했다.

많은 분들이 좀 더 이탈리아 유학의 현실에 대해서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만큼 국립미술원 유학을 하기위해 결정의 기로에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이겠다. 











  1. 손유린 2018.03.04 23:11 신고

    그림을 좋아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수업 들어본 적 없이 아무것도 모른 채 좋아하게 됐어요. 달마다 그림책 한두 권씩 사서 읽고, 이따금 좋아하는 전시회 열 때마다 갈 뿐이죠. 그래서 그런지 이곳 얘기 읽을 때마다 참 신기하고 재밌어요. 계속 써 주시길 바라요. 정말 궁금한 게 있는데요, 테이트 미술관에도 가보셨나요? 가보셨다면, 윌리엄 터너 그림은 보셨어요? Colour Beginning은요? 제가 이 화갈 정말 좋아하는데, 주변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너무 궁금하네요.

    • erika_soo 2018.03.05 10:04 신고

      지속적으로 미술관 관람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탈리아 생활에 대한 글을 지속적으로 올릴 예정이에요. 변함없이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좀 오래되었지만 2012년 런던으로 여행을 갔을 때,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다녀왔어요. 그 당시에 런던 올림픽이 막 끝난직후라 데미안 허스트라는 작가의 특별전을 정신없이 보느라고 유린님이 말씀해주신 작가들의 작품은 안타깝게도 보지 못했어요 ㅠㅠ 다음에 런던에 가게되면 꼭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ㅎㅎㅎ

  2. _Chemie_ 2018.03.05 23:59 신고

    나름 외국인들에 관대한 나라에 살기에도 힘든일이 너무 많은데 상대적으로 정보도 많지 않은 나라에 가셔서 생활에 적응하시기 얼마나 힘드셨을지 상상도 안되는데
    그래도 넘나 잘 해오신 것 같아서 정말 존경스럽네요.
    언어 공부는 유학 준비를 시작하면서 함께 시작하신건가요?
    언어문제가 상당히 클 것 같은데... 이탈리아어는 배우기도 힘들것 같구요ㅠ

    암튼, 흥미로운 글 정말 잘 보았습니다.

    • erika_soo 2018.03.06 08:34 신고

      여행하는것과 사는것은 정말 다르다는 걸 유학생활 하면서 처절하게 느끼고있어요 ㅠㅠ 이것조차 이겨내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성공하지 못할거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버텨온게 아닌가 싶어요. 언어공부는 입학하기전 시에나라는 도시에서 3개월정도 공부했는데 여전히 부족하답니다 ... ㅎㅎㅎ

  3. Aepe 2018.08.30 13:52 신고

    브레라 입학하려면
    B2 필수인가요??.. 준비하고 있는데 정보가 많이 없어요 ㅠ

    • erika_soo 2018.09.01 04:17 신고

      필수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문제없이 수업을 최소한 이해하기위해선 b1 정도는 기본적으로 되야해요 ㅠㅠ b2면더할나위없이좋구요!

  4. Aepe 2018.09.05 03:27 신고

    그렇군요.

    미대 다니다가 지금 b1 시험준비 중입니다..
    한국에서의 실기시험봐 어려울까
    무섭네요 ㅠㅠ ...;; 떨어지면 다시 돌아와야하니

    • erika_soo 2018.09.06 03:08 신고

      요새 계속 학교에서 유학생들 입학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워진다는 얘기가 있어서.. 저도 걱정이 됩니다만 시험자체는 난이도가 한국보다 훨씬 쉬우니 미대를 다니셨다면 걱정안하셔도 될것같아요. 다른것보다 언어능력이 제일중요합니다 ㅎㅎ 이태리어 열심히 준비하세요 :)

  5. aepe 2018.12.19 15:59 신고

    궁금한게 있어서 또 댓글 달아요

    혹시 alpha test cultura 사서 공부하려하는데

    종류가 좀 있더라구요 ...

    혹시 노란색 표지로 된 책 사면될까요???

    한국에선 못구하더라구요 ㅠㅠㅠㅠ









이탈리아 밀라노 브레라 국립 미술원, 입학 시험에 대한 작은 팁. 






현재 나는 이탈리아 밀라노 브레라 국립 미술원 ( 공식명칭 Accademia di belle arti di brera di milano ) 에서 decorazione ( 장식미술 ) 을 전공하고 있는 재학생이다.


사실 우리학교는 한국인 학생들이 많이 없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decorazione 는 거의 현재로서는 전 학년 통틀어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 혹시나, 장식 미술전공에서 대체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수업을 듣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하여 생각보다 웹 상에 정보가 거의 없는 것 같아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학교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다.


먼저 나는 2015년에 입학시험을 쳤는데, 우리 학교 입학시험은 사실 그렇게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총 4일동안 치뤄지기 때문에, 여러모로 많이들 걱정하시고 여기저기 정보를 많이 찾아보실 것 같은데 나도 처음에 입학하기 전 워낙 시험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어서 여기저기 재학생 분들께 물어보고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타 전공 입학시험은 어떻게 치뤄지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내 기억을 최대한 살려서 브레라 장식미술과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입학시험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1일차.



1일차는 필기 시험이다.


필기시험은 보통 100문항으로 출제가 되는데 보통 일반상식, 미술사, 문학, 이탈리아 관련 상식 등등 여러분야에 걸쳐서 문제가 출제가 된다. 내가 시험칠 때 주어지는 시간은 3시간이었고, 그 당시에 cultura generale 라는 알파테스트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을 참고로 해서 공부를 했다. 그러나 책의 범위가 워낙 광범위하여 나는 전부 완벽하게 공부하는 것은 포기하고 대신 미술사 부분만 집중적으로 파서 미술사 분야만이라도 틀리지 않겠다는 목표로 전부 암기했다. 그리고 시험 당일에 다행히 실제로 미술사 관련 문제가 많이 나왔다. 그 외에도 정말 기본적인 문제들이 나왔는데 ( 기억나는 문제 중 하나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어느 도시에 위치해 있는가 이런 문제도 있었다. ) 정말 말 그대로 일반 상식이 있다면 풀 수 있는 문제들도 꽤 많았다. 워낙 분야도 광범위하고, 책도 공부해야 할 내용이 엄청 많기 때문에 먼저 나의 공부방법이 절대 옳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짚고 넘어가고 싶다.


나는 이미 몇 년 전에 입학시험을 치렀고, 현재 시험은 또 어떻게 다르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공부를 하셔야 한다고 딱 잘라서 설명을 드릴 수가 없다. 그 대신 나는 내가 공부한 것 만큼은 정확하게 정답을 맞추겠다는 목표로 시험을 쳐서 그런지, 결과적으로 면접당시 딱히 필기시험의 점수에 대한 지적은 받지 않고 무사히 넘어갔다. 필기시험 점수는 면접 때, 교수들만 볼 수 있고 나는 점수를 알 수가 없다. ( 참고로 말씀드리고 싶은것 중 하나는 내 친구는 교수들끼리 낮은 필기 점수에 대해서 서로 상의를 했다고 한다. 친구는 워낙 이태리어를 잘 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무사히 문제없이 넘어갔지만 시험 합격당락 여부에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필기시험도 100프로 아예 안보는것은 아닌듯하다. )

내가 드리고 싶은 말은, 결국에는 필기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편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현재로서는 cultura generale 라는 책을 중점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시험문제 및 정답이 이 책에 나오는 내용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2일차.



2일차는 누드 모델을 그리는 실기시험이었다.


보통 여자 모델 한명, 남자 모델 한명이 번갈아가면서 나왔고, 사용할 수 있는 재료는 딱히 제한은 없었던 것 같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모델을 그리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으며, 무조건 실물을 보고 그려야만 했다. 

자리를 잘 잡는것도 꽤 중요한데, 나는 하필 뒷모습만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시험시간 내내 뒷모습만 계속 그렸던 기억이 난다.


이튿날은 그렇게 누드 모델을 그리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3일차.



3일차는 자유 그림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장식 미술과라서 그런지 약간의 제한이 있는 자유 그림이었는데 공간적인 느낌을 나타내는 건축물 및 장식이 들어가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수채화를 사용하여 그 전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던 프라하 까를교의 기둥장식, 그리고 성의 실루엣까지. 그림 안에서 최대한 원근감을 살리고 기둥 장식은 정교하게 그리려고 노력했는데 면접 당시에 교수님들의 반응은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실기 시간으로 약 9시간 정도의 시간을 주었는데, 대부분 수험생들이 여유있게 중간에 점심도 먹으러 다녀오고, 시험장 밖을 자유롭게 오가며 이야기도 나누는 등등 대체적으로 제재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실기 시험이 진행되었다. 끝난 후에는 나눠주는 종이로 작품을 감싸서, 이름을 쓴 후 감독관에게 제출했다.







4일차. 



나는 시험중에서 이 4일차 면접이 가장 합격의 당락을 좌우하지 않나 생각한다.

어떤 전공은 실기가 뛰어나면 면접을 패스하고 바로 통과하여 합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 전공은 시험치는 인원도 타 전공에 비해서 현저히 작은 편이고, 재학중인 학생의 인원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라 그런지 응시를 한 학생 전체가 면접을 필수로 봐야했다. 그 때 당시에 시험에 응시한 학생들은 내 기억으로는 약 120명 정도였고 나는 성이 c 로 시작해서 거의 초반에 면접을 봤다. 면접 때 들어가자 내 작품과 함께 4명의 교수가 책상 앞에 앉아있었고 내가 그 앞에 앉아서 면접을 보는 방식이었다. 그냥 내가 예상했던 질문대로 질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의외의 질문이 나와서 잠깐 당황했었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 던져진 질문은 대략 이랬었다.



' 왜 우리 학교를 지원했고, 장식 미술 전공을 택했는가? '


' 네가 그린 그림에 대해서 설명해보아라. '


' 이탈리아어 공부는 얼마나 했나? '


' 이탈리아 출신 예술가 중에 좋아하는 예술가가 있는가, 그리고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 '


크게 이정도가 대표적인 질문이었는데, 위의 세 질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상했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게 대답을 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에 갑자기 면접이 끝나는가 싶더니 한 교수가 나한테 마지막 질문을 해와서 순간 살짝 당황했었다. 그런데 다행히 나는 운이 좋게도 평소에 ' 루치오 폰타나 ' 라는 이탈리아 작가를 좋아했었고, 그 작가의 대표작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내가 아는 선상에서 루치오 폰타나의 인상깊었던 작품에 대해서 대답을 하자 아주 만족스러워 하시며 그 이후 별 다른 질문없이 면접은 끝났다.


보통 합격 결과는 면접 다음날 시험을 치뤘던 교실 문 앞에 종이로 붙여준다.

이렇게 총 4일간의 입학시험은 마무리하게 된다.


다들 대체적으로 브레라 국립미술원이 입학의 문턱이 낮은 편이라고 하는데, 나도 이 말에는 동의하는 편이다. 나도 시험을 칠 때 당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입학 시험의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내가 시험을 칠 때 당시에, 응시 인원의 절반 이상이 합격을 하지 못했다.

입학 정원 제한이 없는 우리 학교는 교수들의 재량에 따라서 합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아마 면접에서 많은 학생들이 불합격 판정을 받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우리 전공은 특히 중국인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전공 중 하나인데 면접을 준비하지 않고 실기에 엄청나게 집중을 해서 준비해 온 듯 한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작품은 뛰어난데 말을 하지 못하면 결국 소용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만약 준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나는 작품도 물론 중요하지만, 작품보다도 면접준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으면 한다. 


교수들은 실기 실력보다도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원활하게 잘 되는지를 훨씬 더 중요하게 보는것 같다는 것이 내가 입학 시험을 치르면서 가장 크게 느낀점이다.




입학시험도 중요하지만, 사실 학교 입학 후에도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어느정도 갖춰져야 원활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물론 지금까지도 이태리어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아무리 작품성으로 보완을 하려고 해도 교수와의 언어 소통이 안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요새는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차별이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입학을 준비하는 분들은 적어도 기본적인 일상회화정도는 할 수 있을정도로 준비를 하고 오신다면 학교 생활에 아주 큰 도움이 되실거라고 생각한다. 




  1. 손유린 2018.02.28 05:49 신고

    올리시는 글들 매번 잘 읽고 있어요. 계속 읽으니까 궁금한 점도 계속 생기네요. 유학 가신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만만찮은 결정이었을 텐데 그 이유가 자못 궁금하네요. 부담스러우시면 그냥 넘기셔도 됩니다!

    • erika_soo 2018.02.28 22:16 신고

      안녕하세요:) 제 블로그 찾아주시고 글도 꾸준히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학오게 된계기는 댓글로 답변드리기엔 길다보니 ㅠㅠ 곧 따로 글로 쓸 계획이있어요:)

  2. 손유린 2018.02.28 22:34 신고

    기대할게요. ㅎㅎㅎㅎㅎ

  3. 2018.09.05 14:40

    비밀댓글입니다






[ 유럽여행, 이탈리아여행 ] 이탈리아 밀라노 오랜 역사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카페, Marchesi 1824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밀라노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카페, 마르케지 Marchesi 1824 에 대해 소개할까 합니다. 마르케지는 현재 194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밀라노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디저트 카페중 하나랍니다. 밀라노에 총 두 지점이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갤러리아 비토리오 엠마누엘레에 있는 지점을 좀 더 선호합니다. 몬테 나폴레오네쪽에 있는 지점보다 이 쪽이 좀 더 여유로운 편인데, 제가 주로 평일에만 가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두오모 바로 옆에 위치한 갤러리아 비토리오 엠마누엘레에서 조금만 더 들어오면, fondazione parada ( 폰다지오네 프라다 ) 라는 뮤지엄과 함께 입구에 안내가 되어있습니다. 이탈리아 기준으로 1층 (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2층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 에 위치해 있는 마르케지 카페는 들어가는 입구부터 흔히 볼 수 있는카페와는 달리 차별화된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카페입니다. 카페 안으로 들어오면 테이블에 카페에서 판매하는 여러 상품들이 진열되어있습니다.  


마르케지 카페는 스탠딩으로 커피를 마시거나 , 테이블에서 마실수 있는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단 가격 차이가 꽤 많이 나는 편이기 때문에 말그대로 시간의 여유없이 그냥 커피를 즐기러 오신분이라면 스탠딩이 좋고, 카페에서 휴식 겸 카페 자체의 분위기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테이블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스탠딩으로 커피를 드실분들은 입구 바로 옆 따로 계산을 하는 계산대가 있기때문에, 그 쪽에서 먼저 주문을 하시고 바 쪽에서 주문한 계산서를 종업원한테 주면, 그 자리에서 커피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저는 주로 마르케지 카페를 가면 스탠딩으로 주로 커피를 마시는데 스탠딩의 가장 큰 장점중에 하나를 꼽자면, 유리창을 통해 비토리오 엠마누엘레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굳이 인파가 복작복작한 거리 한 가운데에서 보다, 느긋하게 커피를 즐기며 거리를 바라보는 게 좋아서 가끔 이 부근에 들를때마다, 꼭 마르케지를 찾곤 합니다. 








바리스타와 종업원들의 공간입니다. 이날은 평일 오후즈음인데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많아서 엄청 분주한 편이었습니다. 저는 스탠딩으로 커피를 마시려고 주문한 후 ' ricette bigne ' 줄여서 비녜 라고 하는 한 입정도의 크기인 디저트도 함께 주문했기 때문에 가서 고르기 위해 바 옆쪽으로 향했습니다. 비녜는 가격도 저렴하고 커피와 함께 즐기기에 딱 좋은 크기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함께 드셔보시기를 강력 추천합니다. 특히 마르케지는 커피도 아주 훌륭한 맛을 자랑하지만 베이커리류의 디저트가 정말 맛있기 때문에, 오신다면 꼭 한 번 드셔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저는 카페가 학교에서 꽤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편이라 오후수업을 듣고 한창 지쳐있을때쯤 생각나면 학교 앞 카페가 아닌, 이 곳 마르케지에 와서 커피를 마십니다. 





제가 이 마르케지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메뉴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 caffe ginseng ' 이탈리아 사람들이 즐겨마시는 커피 종류 중 하나인 진생 커피. 우리나라에서 흔히 건강 식품 중 하나라고 하는 인삼이 절묘하게 커피와 어우러진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커피 중 하나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인삼과 커피의 조화가 상상이 되질 않았는데, 정작 이 마르케지에서 진생 커피를 드신다면 그런 선입견이 한 순간에 사라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마르케지의 진생커피는 인삼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자랑합니다. 저도 한 번 이곳에서 진생커피를 마셔 본 이후로 항상 마르케지에 올때마다 진생 커피만 주문을 합니다. 그리고 그 옆에 보이는 디저트가 제가 아까 말씀드린 ' bigne ' 라는 디저트입니다. 3유로 정도면 이 커피와 디저트를 이런 멋진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는게 정말 이탈리아에 살면서 가장 감사한 것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행 오시는 많은 분들이 요즘 현지 투어라고 해서 현지인 들이 실제로 추천하는 장소나 맛집을 많이 찾으신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르케지는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에게 사랑받는 전통이 깊은 카페인만큼 꼭 한 번 오셔서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즐겨보시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 유럽여행, 유럽카페 ] 이탈리아 생활, 이탈리아 여행 밀라노 현지 카페 추천, Da otto





안녕하세요. 여러분! 몇 년 만에 최악의 한파가 닥쳤다는 추운 한국에 비해서 이곳 유럽, 이탈리아는 가장 춥다는 1-2월에도 기온은 거의 대부분 영상을 웃돌고 있습니다. 저번 달만 해도, 해가 4시 반이면 떨어졌는데, 요즘은 그래도 여섯시 즈음 일몰이라서 햇빛을 볼 수 있는 시간이더욱더 길어졌답니다! 여행객분들께는 희소식 중 희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여행을 다니면서 카페 투어를 할 정도로 카페를 엄청 사랑하는데요. 첫 포스팅인 만큼, 제가 거주하고 있는 밀라노에서도 관광객분들께 많이 알려지지 않은 카페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이곳은 제가 사는 집 근처에 있는 카페인데, 밀라노에서는 젊은 층에게 꽤나 핫플레이스랍니다. 예전부터 항상 눈여겨보았던 카페 ' Da oTTo ' 공간 자체가 참 요즘 카페 트렌드에 맞게 세련되게 잘 꾸며져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브런치가 유명한 카페인만큼, 대부분의 손님들이 브런치를 하러 많이 오는 카페입니다.








가게 외부는 이렇게 화분들과 함께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로 꾸며져 있습니다. 아직은 겨울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난봄이나 여름에 봤을 때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야외 테이블에서 브런치를 즐기기 때문에 항상 북적거리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랜만에 와본 카페는 뭔가 기존에 왔을 때 보다 휑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핫플레이스는 핫플레이스. 여전히 실내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처음에 이 카페를 발견했을 때, 워낙 뭐랄까 요즘 최신 트렌드나 유행에 뒤처지는 편인 이탈리아라 그런지 이렇게 세련된 카페를 좀처럼 본 적이 없어서 엄청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외관에 끌려서 들어간 카페인데, 생각보다 분위기도 그렇고 메뉴도 괜찮은 편이어서 그 뒤로 친구들도 데리고 함께 와서 종종 간단히 커피를 한 잔씩 마시기도 했습니다.





가게 내부로 들어서면 잔잔한 음악과 함께 여기저기 브런치를 하는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내부는 이렇게 전체적으로 깔끔한 화이트 톤에 여기저기 식물들이 심어져 있는 화분들이 놓여있는데, 자연친화적으로 느껴지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이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이렇게 예쁜 뷰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항상 올 때마다 이 자리가 너무 탐나는 자리였는데, 슬프게도 항상 미리 자리 잡고 있었던 사람들이 있어서 이번에 갔을 때도 아쉽게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답니다.





카페 내부 벽 한쪽에는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요새 이런 스타일의 카페가 많아졌다고들 하는데, 저는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식물들이 가득가득한 공간을 좋아하는데, 집에서는 아무래도 이렇게 못 꾸미다 보니 카페에 와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짜잔, 제가 시킨 아보카도 토스트입니다! 점심때 즈음 가서, 처음으로 브런치 메뉴를 시켜봤는데 너무나도 건강한 맛이었습니다.:)

사실, 이태리에서 짜고 자극적인 음식에 질려서 주로 집에서 요리를 해 먹는 편이긴 한데 정말 오랜만에 괜찮은 건강식을 맛본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여하튼 전체적으로 너무 괜찮았습니다. 그 외에도 런치 타임에 따로 메뉴들이 있는데 다음번엔 런치 타임 메뉴를 먹으러 올 계획입니다. 참고로 이 카페에서 저녁에는 아페리티보 ( 이태리의 식전 문화 ) 도 있으니 분위기 괜찮은 밀라노 로컬 카페를 찾는 분들께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Da oTTo


주소 : Piazza S. Lorenzo, 12, 31048 San Biagio di Callalta TV, MILANO, ITALIA

 ( 월, 화요일 휴무 ) 


http://www.sarpiot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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