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유학생활을 한다는 것, 내가 이탈리아로 미술유학을 오게 된 계기 그리고 현실









먼저, 이 글을 쓰기 전 사실 많은 고민을 했었다.


내가 다른 이탈리아에서 유학생활 하시는 분들께 혹여나 피해가 되는 포스팅을 하지않을까 싶어서 조바심이 나기도 했고, 이탈리아로 유학을 결심하고 계시는 분들께 혹여나 잘못된 정보를 드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에 조금 두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 블로그는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인 만큼, 유학을 오게 된 이유 그리고 내가 몇 년동안 이탈리아라는 국가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그리고 느껴왔던 점들에 대해서 최대한 과장없이 솔직하게 그대로 써보려고 한다. 







왜 영어권 국가나 좀 더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국가가 아닌 이탈리아로의 유학을 선택했나?







사실 한국에서 다니던 대학교를 휴학하고, 혼자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결심하고 떠날 준비를 시작했을때 다들 가장 궁금해했었던건 왜 하필이면 이탈리아로의 유학을 결심하게 됬냐는 것이다.  나는 그 당시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던 학생이었고, 그래서 더더욱 주변에서는 이탈리아로의 미술유학을 다들 이해하지 못했었다. 보통 한국에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는 경우는 패션이나 혹은 음악쪽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이탈리아로의 미술유학을 더더욱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게다가 이탈리아어는 사실 영어나 스페인어처럼 다국가에서 쓸수있는 언어도 아니고, 오직 이탈리아에서만 쓸 수 있다. 그래서, 배워도 이탈리아를 벗어나면 사실 쓸 일이 거의 없는 언어이기도 하다. 그런데 내가 이런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로의 유학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2012년 유럽으로의 배낭여행을 다녀 온 이후부터였다. 그 당시 3주간 계획한 유럽여행에서, 나의 여행 일정에 1순위는 바로 각 나라 및 도시의 미술관 관람이었다. 남들이 다들 간다는 관광지를 갈 시간에 미술관, 갤러리들을 보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던 것 같다.


그 중,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하루 반나절 정도 짧게 여행을 할 때, 유럽 여행을 다니며 알게 된 함께 다녔던 한국인 친구의 소개로 이탈리안 친구들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그 친구들은 나에게 밀라노에 있는 미술대학을 보고싶다는 요청에 그 자리에서 바로 브레라 국립미술원 쪽으로 안내를 해 주었고, 그 뿐만 아니라 밀라노 두오모 바로 옆에 위치한 novecento 뮤지엄의 티켓도 직접 본인들이 나서서 다 끊어주었다.


나는 그 당시 그 친구들의 친절에 대단히 큰 감동을 받았고, 또한 미술관을 관람하며 이 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과거문화유산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있고, 그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직접 접하고 난 후, 대단히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탈리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 아직도 이탈리아의 건축, 미술, 조각, 음악, 패션 등등 문화예술분야는 전 세계에서 각 분야의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 흥미로운 사실은 국가 자체에서 국가의 문화유산 보호의무를 헌법으로 명시한 나라이기도 하다. 


여러 모로 이탈리아에 대해 알게된 후, 순간 굉장히 궁금해졌다. 이렇게 대단한 예술가들을 탄생시킨 이탈리아라는 나라의 교육 시스템은 어떨까? 내가 그동안 받아왔던 한국에서의 교육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순간 유럽 문화권에 있는 이탈리아에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여행에서 돌아오고 난 후, 대학교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최선을 다해서 공부를 이어나갔지만 점점 더 해외로 나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열망은 강해졌고 결국 나는 2학년을 마친 후, 학교에 휴학계를 내고 본격적으로 이탈리아로의 유학 준비를 시작했다. 나는 원래 디자인을 공부했지만, 그건 단순히 한국에서의 취업을 위해서 시작했던 공부였다. 그래서 나는 과감하게 그동안 공부하고 싶었던 순수예술분야로 전공을 정하고, 그 뒤로 학교를 몇 군데 알아보았다. 이탈리아는 미국이나 영국과는 달리 입학비자를 받기위해서 단 하나의 학교에만 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게 치명적인 것이 뭐냐면, 만약 합격을 하지 못한다면 그냥 그대로 끝인것이다. 말 그대로 다음 해의 시험을 기약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더 위험성이 컸고, 나는 준비 할 당시 20대 중반을 향한 나이였던지라 더욱 더 주변에서의 걱정은 커져만 갔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 부모님께서는 내가 하고자 하는것을 이때까지 최대한 지지해주시려 하시는 분들이었고, 이번에도 별 걱정없이 준비해보라고 말씀해주셨다.



문제는 지원하는 학교를 하나로 정해야 된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 유학원 선생님의 조언으로 사립 미술대학의 회화 전공으로 이미 지원서 및 포트폴리오까지 제출을 한 상태였고, 인터뷰만 하면 거의 합격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였기 때문에 사실상 불합격을 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당연히 유학원 측이나, 부모님 또한 빚을 내서라도 학비를 지원해주시겠다고 사립으로 생각을 해보라고 하셨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어찌보면 정말 큰 모험이었지만 나는 이탈리아 유학을 결심했을 때부터 밀라노 국립 미술대학에 지원을 하고싶었고 그 생각은 그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국립대학 입시는 타 사립대학에 비해서 정보도 거의 없었고, 시험에 대한 정보 또한 많이 없었기에 불안감이 컸지만, 그래도 기왕 처음에 유학을 가기로 결심하게 된 학교로 마음을 굳히고 결국엔 국립대학 입학시험 비자를 받았다.


그 뒤로 밀라노에 도착해서 한 달여간 정도 입학시험 준비를 했고, 시험을 치른 후 결과는 감사하게도 합격이었다.







 




이탈리아 미술 유학생활 ( 밀라노 브레라 국립 미술원 ) 은 장점도 많은 만큼, 단점도 많다는 것을 알아두셨으면 한다. 










1학년 때, 처음에 학교수업을 들어갔을 때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이미 해봐서 체계적이고 최첨단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이런 고전적인 국립 미술원의 구시대적인 시스템 및 교육방식에 익숙해지기 위해 꽤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끼리 하는 이야기가 있다. 


‘ 브레라 국립 미술원에서 공부를 하는 것은 마치 박물관에서 공부하는 듯한 느낌이다. ‘ 

그런데 나는 이 말이 정말 딱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 


브레라 국립미술원에 만약 디자인 계열 뿐만아니라 순수미술쪽으로도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심도있게 공부하러 오실 생각이 있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나는 우리학교에 오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지 않다. 


우리학교는 일단 굉장히 대체적으로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이 대다수이다. 물론 이렇게 자유롭게 진행이 된다는 건 장점도 많지만, 그만큼 단점도 많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다. 일단, 먼저 우리는 대부분의 수업들이 과제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 말인 즉슨 개개인의 시간이 아주 많고, 능동적으로 개인 작업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시스템이지만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수업을 들으며 스킬을 늘리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최악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거기다가 주3일 수업 중 주3일이라고 해도, 사실 주3일 수업을 하는 교수는 소수이고 하루 혹은 이틀만 나오면 되는 수업이 허다하다. 나는 거기다가 교수 개인사정으로 휴강을 한 달씩 하는 경우도 봤다. 


사실 주변을 봤을 때 우리 학교 학생들 중 도중에 그만두는 학생들도 상당한 편이다. 물론 유학생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인 학생들도 포함해서 말이다.  이런 글을 쓰는것이 부끄럽지만 나 또한 1년 정도 다닌 후에 심각하게 학교를 옮길까 엄청나게 많은 고민을 했었다. 각자 그만두는 이유는 수없이 많지만 그중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이곳에서 배우는 게 없는것 같다라는 의견이었다. 나도 그 의견에는 동의한다. 나도 다니면서 그 동안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나의 개성이 담긴 개인 포트폴리오 만이 남았을 뿐, 수업을 들으면서 딱히 취업이나 사회로 나갔을때 쓸 수 있는 스킬을 배우는 부분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계속 다닐 수 있었던 건, 나는 이탈리아란 나라를 중점으로 유럽 문화권에서 다양한 문물을 접하고, 보고, 느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나만의 색깔을 살린 작품을 하고 싶어서 유학을 결심했기 때문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이지 내가 만약 학교를 다니면서 대단한 무언가를 얻으려고 했다면 나는 지금쯤 이 자리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중 아이러니 한 것은, 우리학교 교수들 중 대다수가 디자인 구성이 뛰어난 브로슈어나 작업물을 보면 상당히 좋아한다는 것. 나는 디자인과 출신이기 때문에 가끔 시험 때 제출하는 브로슈어도 레이아웃부터 해서 글씨체까지 하나하나 엄청나게 공을 들여서 제출했는데, 의외로 시험 점수에 꽤 많은 혜택을 받았다. ( 우리는 각 수업별로 시험때마다 그동안 했던 작업물의 아이디어 스케치 및 진행 과정과 결과를 담은 브로슈어 책자를 제출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 그래서 디자인을 하다가 순수예술계열 전공으로 오시는 분들은 의외(?)의 혜택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교수들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그리 친절하지 않다.어떤 수업은 아예 이탈리아인 수준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수업에서 학생들을 내쫒기도 한다. 물론 이런 경우는 극소수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학교 자체의 분위기가 외국인 학생들에게 그리 친절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점에 있어서 어느정도 각오를 하시고 오셨으면 한다.나도 그동안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이 곳에 다 적기에는 너무 많기 때문에 일단 이정도로만 이야기를 해두고 싶다. 


오늘은 이탈리아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 및 간단하게나마 유학생활의 현실을 알려드리려고 포스팅을 했다.

많은 분들이 좀 더 이탈리아 유학의 현실에 대해서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만큼 국립미술원 유학을 하기위해 결정의 기로에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이겠다. 











  1. 손유린 2018.03.04 23:11 신고

    그림을 좋아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수업 들어본 적 없이 아무것도 모른 채 좋아하게 됐어요. 달마다 그림책 한두 권씩 사서 읽고, 이따금 좋아하는 전시회 열 때마다 갈 뿐이죠. 그래서 그런지 이곳 얘기 읽을 때마다 참 신기하고 재밌어요. 계속 써 주시길 바라요. 정말 궁금한 게 있는데요, 테이트 미술관에도 가보셨나요? 가보셨다면, 윌리엄 터너 그림은 보셨어요? Colour Beginning은요? 제가 이 화갈 정말 좋아하는데, 주변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너무 궁금하네요.

    • erika_soo 2018.03.05 10:04 신고

      지속적으로 미술관 관람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탈리아 생활에 대한 글을 지속적으로 올릴 예정이에요. 변함없이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좀 오래되었지만 2012년 런던으로 여행을 갔을 때,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다녀왔어요. 그 당시에 런던 올림픽이 막 끝난직후라 데미안 허스트라는 작가의 특별전을 정신없이 보느라고 유린님이 말씀해주신 작가들의 작품은 안타깝게도 보지 못했어요 ㅠㅠ 다음에 런던에 가게되면 꼭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ㅎㅎㅎ

  2. _Chemie_ 2018.03.05 23:59 신고

    나름 외국인들에 관대한 나라에 살기에도 힘든일이 너무 많은데 상대적으로 정보도 많지 않은 나라에 가셔서 생활에 적응하시기 얼마나 힘드셨을지 상상도 안되는데
    그래도 넘나 잘 해오신 것 같아서 정말 존경스럽네요.
    언어 공부는 유학 준비를 시작하면서 함께 시작하신건가요?
    언어문제가 상당히 클 것 같은데... 이탈리아어는 배우기도 힘들것 같구요ㅠ

    암튼, 흥미로운 글 정말 잘 보았습니다.

    • erika_soo 2018.03.06 08:34 신고

      여행하는것과 사는것은 정말 다르다는 걸 유학생활 하면서 처절하게 느끼고있어요 ㅠㅠ 이것조차 이겨내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성공하지 못할거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버텨온게 아닌가 싶어요. 언어공부는 입학하기전 시에나라는 도시에서 3개월정도 공부했는데 여전히 부족하답니다 ... ㅎㅎㅎ

  3. Aepe 2018.08.30 13:52 신고

    브레라 입학하려면
    B2 필수인가요??.. 준비하고 있는데 정보가 많이 없어요 ㅠ

    • erika_soo 2018.09.01 04:17 신고

      필수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문제없이 수업을 최소한 이해하기위해선 b1 정도는 기본적으로 되야해요 ㅠㅠ b2면더할나위없이좋구요!

  4. Aepe 2018.09.05 03:27 신고

    그렇군요.

    미대 다니다가 지금 b1 시험준비 중입니다..
    한국에서의 실기시험봐 어려울까
    무섭네요 ㅠㅠ ...;; 떨어지면 다시 돌아와야하니

    • erika_soo 2018.09.06 03:08 신고

      요새 계속 학교에서 유학생들 입학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워진다는 얘기가 있어서.. 저도 걱정이 됩니다만 시험자체는 난이도가 한국보다 훨씬 쉬우니 미대를 다니셨다면 걱정안하셔도 될것같아요. 다른것보다 언어능력이 제일중요합니다 ㅎㅎ 이태리어 열심히 준비하세요 :)

  5. aepe 2018.12.19 15:59 신고

    궁금한게 있어서 또 댓글 달아요

    혹시 alpha test cultura 사서 공부하려하는데

    종류가 좀 있더라구요 ...

    혹시 노란색 표지로 된 책 사면될까요???

    한국에선 못구하더라구요 ㅠㅠㅠㅠ

+ Recent posts